2018년 <반칙>을 만나고 행복했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하원이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던 <반칙>. 하원이와 대표님의 길고 긴 인연과 사랑에 몇 날 며칠을 푹 빠져 들었고, 다음 편이 출시되기를 기다리면서 행복했던 날들이었죠. 대망의 하트 편으로 완결을 맞이하고 시름시름 앓으며 "외전.. 외전... 외전을 주세요." 부르짖었지요. 언젠가 <반칙> 외전이 온다면 트위터에 '안녕' 두 글자를 띄울 거라 했던 아코의 약속도 떠오르네요.
그렇게 다시 우리에게 찾아온 '안녕'.
<반칙> 외전 조커는 우리의 기다림의 시간도, 모두의 열망도 여전히 그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반보라 이후 4년만에 찾아온 <반칙>이었지만 마치 어제 헤어졌다 다시 만난 것처럼 여전히 눈부신 태하원과, 그 때의 청취자들과 또 새로운 인물들과 이야기가 조커 속에서 펼쳐졌습니다.
<반칙> 본편에서 풍부한 음악과 화려한 연출로 귀를 사로잡았던 것처럼, 또 이 이야기가 태하원의 커다란 인생 여정을 담고 있다는 일관성이 잘 느껴졌습니다. 반가운 OST는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했으며, 새로운 음악과 등장인물들은 익히 잘 알지만 또 새롭게 만나는 <반칙>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과거를 회상하는 하원이를 따라 우리 역시 그때로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았고, 달라진 이들의 모습에 감격했으며, 여전히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을 헤드폰을 쓴 이곳으로 불러왔습니다.
매 트랙 매력적인 이야기와 연기, 연출이 넘치지만 아무래도 백미는 본편 내내 이어졌던 비밀, 하원이를 얽매던 사채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가 밝혀지던 순간이었겠죠. 청취자들은 알고 있지만 주하원만 몰랐던 비밀. 자신의 과거를 괴롭혔던 빚이 권태하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았어도 과거에 잡아먹히지 않았던 주하원이지만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불안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였어요.
대표님의 미묘한 차이를 바로 감지하고 대표님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하원이의 불안, 세상에서 단 하나 자신의 편이라 생각했던 존재가 숨기는 비밀을 알아차렸을 때의 감정이 승훈님의 세심한 연기로 전해져왔죠. 그리고 그가 느낀 절망이 얼마나 컸는지도요. 그럼에도 사랑하고, 사랑해서 상처받고, 그럼에도 보고 싶었던 권태하를 놓지 못하고 찾아온 하원이의 모든 순간이 절절했습니다. 얼마나 몰입을 했는지 제 몸이 다 아파왔었죠. 그렇게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고 마음 속에 남은 한 톨의 불안마저 사라진 태하원의 일상은 그야말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무한한 사랑과 신뢰의 날들이었습니다.
사랑을 받는 이들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 이들의 사랑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야 마는 것이죠. 그리고 본편에서 태하원의 아름다운 프러포즈가 바다 위에서 이루어졌던 것처럼 백사장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결혼 반지를 나눠 끼는 모습으로 이 여정이 마무리되는 것을 들으며 오히려 떠나지 못하고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태하원이 완전함을 이룬 이 때가, 이곳이, 지금이 바로 나에게도 우리에게도 최고의 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황홀한 연출로 마침내 끝을 맞이한 <반칙> 그리고 조커. 가슴 속에 오래도록, 아주 오래도록 남아 우리의 날들을 반짝이게 해 주겠죠. 적재적소에 쓰인 <반칙>의 음악들이, 때마다 심장을 아리게 했던 명대사가 문득 삶이 지치고 힘들 때면 귓가에 울려 퍼질 것 같아요.
그야말로 완벽했던 '안녕'
'안녕', <반칙>.
<반칙>을 만나 사랑했던 모든 순간, 그리고 <반칙>을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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